조O연 (울산여고)
입시 결과가 나오기 전날까지 제발 붙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바랐습니다. 합격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막상 합격이라는 글자를 보니 의외로 무덤덤 했습니다. 3년동안 입시를 했던 기억이 잠시 스쳐지나갔고 그래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입시를 드디어 끝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늘 성적도 무난했고 그림도 무난했던 터라 조마조마 했는데 합격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 내내 다른 실기 유형을 준비했고, 기초디자인을 시작한건 나군이 끝난 직후 고작 5일 정도라 성신여대에 붙은 것은 거의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을 준비했기 때문에 제가 소화할 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개체 수가 적고 간단한 구도를 짜주셔서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시험 시간에 맞춰 기초디자인을 완성해 볼 시간이 없었던 저는 실전 때 시험시간을 4시간으로 착각해 그 안에 그림을 완성시켰고,
나머지 시간은 정리와 디테일에 갈아 넣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그리기 어렵지 않은 개체가 나와 소묘와 스케치도 금방 할 수 있었고 팩맨이라는 개체 특성에 맞도록
컨셉을 짜 그렸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결국 성신여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면서 지방과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가고자 하는 그림의 방향부터가 달랐고 정보의 범위와 선생님, 네트워크가 아예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제가 현역 때 다니던 학원에서 선생님이 추천한 학교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 실기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어 막상 실기장에 들어가보니
그림을 그린 뒤 뒷 장에다 글을 써 내라고 해서 벙쪘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술을 준비한다면 정시만이라도 꼭 서울에 가서 입시를 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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