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O빈 (부산국제고)
안녕하세요, 2020학년도 서울대 디자인학부 (디자인) 실기미포함전형으로 최종합격한 학생입니다.
제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준비하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역량, 능력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정신력 (마음가짐)
‘4당 5락’, ‘3학년 내신 대비를 1달 반 동안 했다.’ ‘고3 생활은 정말 힘들다.’ ….
2학년 겨울 방학을 맞고 수많은 조언을 들은 저는 ‘수험생활’이라는 것에 큰 두려움과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여러 합격 수기를 보면서 나름의 방법을 정리했고, 그것을 따라 하면서 그에 못 미치는 저 자신을 자책하고 계속 보채며 한동안 3학년 시기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저는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입시에 필요한 방법과 마음가짐도 모두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입시와 관련된 수많은 조언과 합격 사례, 불합격 사례들로부터 마음이 혼란스럽고 약해질 수 있습니다. 수험생활 동안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건강하게 지킬 방법과 진정 자신에게 맞는 학교생활 방법을 찾기 위해 ‘자신을 잘 알고자 하는 고민’을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쓴 이 글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작은 참고로만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생기부 관리, 자소서와 면접에 있어선 사고력과 전달력이 중요합니다.
단기간 자소서 작성, 면접 대비를 할 때 전달력은 개선이 잘 될 수도 있으나, 사고력을 단기간에 개선하는 건 아주아주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수능 전에 면접 일정이 있는 경우 면접 준비가 제대로 안 될 수 있기에 사고력을 평소에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고력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선 평소에 깊고 넓게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지리 과목에서 ‘철거 재개발’ 개념을 배우면, 이것을 윤리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역사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과정을 수행평가, 대회, 자율, 동아리, 진로 활동, 독서 등 학교 생활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기회에 녹여내면, 일종의 의미 있는 결과물을 생기부에 남겨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제시문 면접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이 풀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고등학교 이상의 수준을 출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과목 개념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시문 면접에서 가장 자주 연계되는 과목은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이기에 이들을 평소에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활과 윤리 수능특강 파일을 ebsi로부터 내려받아 보면, 초반부에 다양한 윤리적 문제가 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을 프린트해서 들고 다니며 이들에 대해 평소에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면접 대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회문화는 ‘세계화’, ‘인구 문제’ 등 내신과 수능에선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개념들도 면접 문제로 출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내신 기간이 아닐 땐 그런 파트들을 읽어보며 자기 생각을 키워두면 좋겠습니다.
# 전달력(쓰기와 말하기)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아주 꼼꼼히 살펴보기를 추천합니다. 진로와 상관없는 활동, 아주 사소한 활동 등을 포함한 모든 기록을 최소한 ‘동기-과정(노력)-배운 점/변화한 점’ 이 3단계 정도로 되짚어보면 자기소개서에 쓸만한 소재들이 많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생활기록부는 서류기반 면접을 준비할 때 어차피 반복해서 봐야 해서, 이왕 하는 거 처음부터 꼼꼼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전달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선 진솔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할 것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사소한 활동에서도 배우고 느낀 점이 풍부한 것이 좋은 거지,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활동이라도 배우고 느낀 점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평소에 공부나 활동을 할 때 진솔하게 배우고 느낀 점을 얻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틈틈이 기록해두신 후 자기소개서에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논리적 글쓰기나 창의적 글쓰기, 독후감 등을 쓸 때도 자기 생각, 느낌 등을 풍부하게 기술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이 또한 서류기반 면접 때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니 잘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에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면접관님들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교내 발표 대회나 활동을 여러 번 준비하면서 발성과 말하는 태도를 많이 고쳤습니다. 하지만 대본을 외워서 말하는 경험만 주로 쌓이다 보니, 낯선 물음에 대해 제대로 된 내용으로 답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답변 내용을 떠올릴 때 옛날 국어 시간에 배웠던 설명 방법들인 ‘분류’, ‘정의’, ‘예시’ 등을 활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분류의 경우, ‘내용/형식’, ‘양/질’, ‘외/내’, ‘개인/사회’, ‘긍정/부정’ 등 각종 경우의 수를 노트에 정리한 다음 면접 연습 때 이를 응용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다음 입 밖으로 말을 내뱉을 땐 생각한 내용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잘 전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자신의 답변을 녹음해 스스로 다시 들어보거나,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의 답변이 잘 전달되었는지를 점검하며 개선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실기 미포함 전형 준비 계기
어릴 때부터 미술을 배우고 중학교 3년 동안 입시미술학원을 다니다가 공부를 더 하고 싶단 생각에 지방에 있는 외고에 진학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관심사가 디자인 쪽으로 쏠리는 것을 느끼곤 고2 1학기 때 다시 입시미술학원을 잠깐 다녔습니다. 그런데 1학년 때 중상위권이던 제 성적이 2학년 1학기 때 최상위권으로 상승했고, 디자인과 관련된 비교과 활동에 열정적이어서 생기부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비실기 전형 준비로 전향했습니다. 네이버 카페 ‘수만휘’와 구글에서 서울대 비실기 전형 합격생 사례, 면접 후기 등을 살피며 비실기 전형에서 어떤 학생을 뽑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년 동안의 생기부는 관심 분야와 진로를 중심으로 혼자 스스로 챙겼고, 자소서와 면접 준비를 할 때 강남고도미술학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다녔던 외고에서 미대 입시는 드문 경우라 안정적으로 서울대 독어독문과를 지원하는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진로에 맞춰 지원하고 싶단 생각이 강해 조언을 구하고자 강남고도미술학원에 연락했습니다. 이후 주말에 기차를 타고가 1~2시간가량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고도미술학원에서 원장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디자인에 대한 제 생각을 많이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자소서를 적을때 주변에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혼란스럽고 많이 위축되어있었는데, 원장선생님께서 명확하게 정리해 주셨고 자신감을 가지고 제가 가진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번 격려해주셨습니다. 이번 면접 시험장에서의 첫번째 문제는 새로운 문제였지만 그 동안 원장님과 1:1로 준비해온 디자인의 창의적 개념과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답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에서 선생님 3분이 함께 진행하는 3:1 모의 면접도 2번가량 진행하며 제가 면접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부분과 긴장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고, 디자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제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얻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생각과 자신감을 기르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이 여러모로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의미 없어 보이는 현재의 경험도 미래에 여러분의 성장을 돕는 긍정적인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기회와 공부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보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